미국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는 2026년 현재 AI를 가장 강하게, 가장 자주 비판하는 정치인이다. 그의 메시지는 ‘AI가 무섭다’가 아니라 **“AI는 막을 수 없지만, 그 막대한 이익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문제”**라는 분배·권력의 프레임이다. 그는 이 프레임 위에서 일자리 경고(1억 개 소멸)부터 32시간 근무제·로봇세·데이터센터 건설 중단·국민 배당까지 구체적 정책을 쏟아냈다. 이 글은 그가 실제로 무엇을 주장했는지를 발언·수치·표로 정리하고, 마지막에 그 주장에 대한 경제학계의 반론까지 균형 있게 짚는다. (특정 정치 입장을 지지·반박하는 글이 아니라, 쟁점을 사실 그대로 모으는 것이 목적이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 공식 초상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I-VT). 사진: 미국 상원 공식 초상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AI가 미국 일자리 1억 개를 없앨 수 있다”

가장 충격적인 주장은 2025년 10월, 샌더스가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HELP) 간사 자격으로 낸 보고서 「The Big Tech Oligarchs’ War Against Workers(빅테크 과두의 노동자 전쟁)」 에서 나왔다. 핵심 결론은 향후 10년 안에 AI·자동화가 미국 일자리 약 1억 개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전체 노동력이 약 1억 7,000만 명이니, 열 명 중 여섯 명 가까이가 영향권이라는 얘기다.

AI 일자리 소멸 추산 vs 미국 전체 노동력 — 단위: 억소멸 추산(10년)1억 개미국 전체 노동력1.7억 명00.51.01.52.0
샌더스 추산대로면 노동력 1.7억 명 중 1억 개 일자리 — 열 명 중 여섯 명 가까이가 영향권

보고서가 ChatGPT를 이용해 직종별로 추산한 ‘자동화 노출’ 비율은 구체적이다.

직종AI에 의한 대체 가능 비율(추산)
패스트푸드·카운터 직원89%
회계사64%
트럭 운전사47%
패스트푸드·고객서비스 직군(전반)80% 이상
회계·소프트웨어 개발·간호 등 고숙련”예외 아님”(상당 부분 노출)
직종별 AI 대체 가능 비율(샌더스 보고서 추산) — 단위: %패스트푸드·카운터89%회계사64%트럭 운전사47%0255075100
단순 서비스직뿐 아니라 회계사(64%) 같은 사무·전문직도 절반 이상 노출된다는 추산

요점은 “단순 노동만 위험하다”는 통념을 깨고 사무·전문직까지 광범위하게 타격받는다고 본 것이다. (이 수치의 산출 방법에 대한 비판은 글 뒤 ‘반론’ 절에서 따로 다룬다.)

Capitol Hill Photo by Caleb Perez on Unsplash

”이익은 노동자가 아니라 소수 억만장자에게 간다”

샌더스 비판의 진짜 핵심은 일자리 숫자가 아니라 분배다. 그는 AI로 늘어난 부가 노동자가 아니라 기술을 소유한 극소수에게 집중된다고 본다. 그는 특정 인물들을 직접 거명했다.

“The same handful of oligarchs who have rigged our economy for decades — Elon Musk, Larry Ellison, Mark Zuckerberg, Jeff Bezos and others — are now moving as fast as they can to replace human workers with what they call ‘artificial labor.’”

“수십 년간 경제를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조작해 온 바로 그 소수의 과두들 — 일론 머스크, 래리 엘리슨,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이조스 등 — 이 지금 인간 노동자를 그들이 ‘인공 노동(artificial labor)‘이라 부르는 것으로 최대한 빠르게 대체하려 하고 있다.”

그의 op-ed 제목 자체가 입장을 요약한다: “AI must benefit everyone, not just a handful of billionaires(AI는 소수 억만장자가 아니라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

“What we have got to do is make sure that AI and robotics work for all of the people, not just the billionaires who are developing that technology.”

“우리가 해야 할 일은 AI와 로봇공학이 그 기술을 개발하는 억만장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해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멈춰라” —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가장 최근의, 그리고 가장 직접적인 행동은 입법이다. 샌더스는 2026년 3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법(AI Data Center Moratorium Act, S.4214)」 을 발의했다(하원엔 동반 법안 H.R.9442). 핵심은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의 신규 건설을 일시 중단(moratorium) 하자는 것이다.

  • 대상: 20MW 초과 전력을 쓰고 20kW 이상 액침냉각(liquid-cooled) 랙을 갖춘, 대규모 AI 학습·운영용 데이터센터
  • 조건: 의회가 명시적으로 동결을 해제할 때까지 신규 건설 중단. 해제 요건으로 ▲AI 제품의 공개 전 연방 심사·승인 ▲인근 지역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입증 ▲노조 일자리 의무화
  • 배경: 이미 미국 100여 개 지역이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을 시행 중이고, 12개 주가 주 단위 모라토리엄을 추진 중

샌더스의 논리는 ‘속도 대 민주주의’다.

“I will be pushing for a moratorium on the construction of data centers that are powering the unregulated sprint to develop & deploy AI. The moratorium will give democracy a chance to catch up, and ensure that the benefits of technology work for all of us, not just the 1%.”

“나는 AI를 규제 없이 질주하듯 개발·배포하는 데 동력을 대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추진할 것이다. 이 모라토리엄은 민주주의가 따라잡을 시간을 주고, 기술의 혜택이 상위 1%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돌아가도록 보장할 것이다.”

이는 ‘일자리 보호’를 넘어 AI의 질주 속도 자체에 민주적 제동장치를 걸자는 가장 강경한 주장이며, 데이터센터의 전력·전기요금·지역사회 부담까지 함께 겨냥한다. 폭증하는 AI 전력수요가 전기요금을 밀어 올린다는 우려와 정확히 맞물린다.

해법 ① 생산성이 오르면 노동시간을 줄여라 — 주 32시간 근무제

샌더스의 대표 처방은 주 32시간 근무제(임금 삭감 없이) 다. 논리는 ‘생산성-노동시간’ 연결이다.

“Today, American workers are 400% more productive than they were in the 1940s, when the 40-hour workweek was first established. Artificial intelligence and robotics will greatly accelerate that productivity. Workers must benefit from that increased output through a shorter workweek.”

“오늘날 미국 노동자는 주 40시간제가 처음 도입된 1940년대보다 400% 더 생산적이다. AI와 로봇공학은 그 생산성을 더욱 가속할 것이다. 노동자는 늘어난 생산량의 혜택을 ‘더 짧은 노동시간’으로 누려야 한다.”

그가 한 인터뷰에서 든 비유는 더 직설적이다.

“You’re a worker, your productivity is increasing because we give you AI… Instead of throwing you out on the street, I’m going to reduce your workweek to 32 hours.”

“당신이 노동자이고 AI 덕분에 생산성이 올라간다면 — 당신을 길거리로 내쫓는 대신, 나는 당신의 근무를 주 32시간으로 줄이겠다.”

man in blue crew neck t-shirt standing near people Photo by Nguyen Dang Hoang Nhu on Unsplash

해법 ② 구체적 정책 처방 — ‘로봇세’부터 자사주매입 금지까지

샌더스는 추상적 비판에 그치지 않고 정책 묶음을 제시한다. 핵심은 AI 충격의 ‘전환 비용’을 노동자가 아니라 자본이 부담하게 하자는 것. 한눈에 정리하면 이렇다.

정책무엇인가노동자에게 왜 좋은가
로봇세사람을 기계·AI로 대체한 기업에 과세그 세수로 실직자 재교육·복지 재원 마련
이익 공유 + 이사회 참여이익을 직원과 나누고 노동자 대표를 이사회에’AI로 자를지’ 같은 결정에 직원 목소리 반영(독일식 공동결정)
종업원 소유 + 종업원소유은행직원이 회사 지분 보유, 정부가 인수 자금 대출회사가 번 돈이 처음부터 노동자 몫에도 흘러감
노조 결성권(PRO Act)노조 결성 쉽게, 노조 와해 금지일방적 해고를 견제할 협상력 강화
자사주 매입 금지주가 부양용 자사주 매입 금지그 돈을 임금·설비·연구 투자로 돌림
유급휴가·확정급여 연금유급 가족·의료휴가 보장, DB형 연금 복원고용 불안정기에 기본 안전망 강화

쉽게 말하면 로봇세는 “기계로 사람 줄여 번 돈 일부는 밀려난 사람을 위해 내라”, 자사주매입 금지는 “남는 돈으로 주가만 띄우지 말고 직원·미래에 써라”는 것이다.

해법 ③ AI 국부펀드 + 전국민 연 1,000달러 배당

2026년 6월, 샌더스는 한 발 더 나아간 법안을 내놨다. AI가 만든 부를 아예 국민 자산으로 공유하자는 것이다.

  • AI 대기업 수익·지분에 약 50% 공공지분을 확보해 약 **7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를 조성.
  • 그 재원으로 모든 미국인에게 매년 약 1,000달러를 배당하고, AI 산업이 커질수록 금액을 늘린다.
  • 펀드 수익은 배당을 넘어 의료·교육·주거 등 사회 프로그램에 투입.
  • 더 나아가 현금 배당을 넘어 국민에게 AI 기업의 지분(equity) 자체를 나눠 자산을 형성하게 하자는 ‘보편적 기본자본’ 구상도 거론된다(유사한 아이디어를 트럼프 측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있다).

또 AI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에게는 강제 퇴직금·재교육과 기본소득(UBI) 시범사업을 의무화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그는 평소 ‘UBI보다 일자리·노동시간 단축’을 선호해, UBI는 전환기 보완책으로 제시하는 편이다.

경고 — 감시국가와 자율살상무기

샌더스의 우려는 일자리·분배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민주적 감독 없이 AI가 발전하면 책임지지 않는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돼 ‘감시국가(surveillance state)‘나 ‘자율살상무기(autonomous weapons)‘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평소 대립하던 일론 머스크의 “AI·로봇이 모든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경고에도 부분 동의하며, “그러면 일자리도 소득도 없는 노동자는 어떻게 되느냐”고 반문했다. AI를 ‘인류 역사상 가장 중대한 기술’로 규정하고, 의회가 그 위험을 외면한다며 무규제 질주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반론 — 경제학계는 “1억 개는 과장” 이라고 본다

균형을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샌더스의 ‘1억 개’ 수치는 경제학계·기술 분석가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 방법론 문제: 보고서는 상원 보좌진이 ChatGPT에게 “어떤 업무가 자동화 가능한가”를 물어 그 답을 그대로 ‘일자리 소멸’ 근거로 썼다는 비판을 받는다. 맥킨지가 말한 “AI가 직무 내 ‘업무 활동’의 60~70%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관찰을, 마치 그 직업 전체가 사라지는 것처럼 오독했다는 것이다(미국기업연구소 AEI).
  • 규모의 맥락 부재: 미국은 매달 400만60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10년이면 정상적 경기 순환만으로 약 4억 8,000만7억 2,000만 건의 일자리 이동이 일어난다(AEI가 인용한 미 노동통계국 JOLTS 기준). 이 기준에서 ‘10년간 1억 개’는 전체 이직·소멸의 20% 이하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 더 낮은 추정치: 골드만삭스는 AI가 널리 도입될 경우 미국 노동력의 6~7%가 대체될 수 있다고 봤다(2023년 추정, 가정에 따라 3~14% 범위). 샌더스가 시사하는 규모보다 훨씬 작다.
  • ‘소멸’이 아니라 ‘전환’: 다수 경제학자는 AI의 광범위한 영향이 곧 대량 실업을 뜻하지는 않으며, 변화가 예상보다 느리게 오고, 일자리가 사라지기보다 **업무가 바뀌거나 보강(augmentation)**되는 형태가 많을 것이라고 본다. 역사적 반례도 있다 — 1970~80년대 ATM 보급 때 “은행 창구직원이 사라진다”는 우려가 컸지만, 지점 운영비가 낮아지며 지점·창구 인력이 오히려 한동안 늘었다.
  • 국부펀드 실현성 논란: 7조 달러 국부펀드·50% 공공지분 구상에 대해서도 “사실상 자산 몰수에 가깝다”, “재원·운용 현실성이 불투명하다”는 비판(포브스 등)이 제기된다.

정리하면, 샌더스의 진단은 문제의 방향(부의 집중·노동의 취약성)은 날카롭지만, ‘1억 개’라는 숫자 자체는 과장 논란이 있다. 숫자는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수사(修辭)로, 처방(32시간제·로봇세·국부펀드)은 그 경계심을 제도로 옮기려는 시도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마치며 — 한 줄 요약

샌더스의 모든 주장은 하나로 수렴한다: “AI는 막을 수 없다. 문제는 그 막대한 생산성 향상의 과실을 소수 억만장자가 독식하느냐, 노동자와 사회가 나누느냐다.” 일자리 경고는 위기의 크기를, 32시간 근무제·로봇세·국부펀드·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은 해법의 방향을 가리킨다. 그의 숫자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AI가 만든 부를 누가 가져갈 것인가’라는 질문만큼은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앞으로 모든 사회가 마주할 핵심 쟁점이다.


출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실 보고서·보도자료·op-ed·공식 X, 그리고 Fortune, Newsweek, Common Dreams, Fast Company, Futurism, Forbes, 미국기업연구소(AEI), 골드만삭스 추정, 데이터센터다이내믹스, Congress.gov(S.4214) 등 보도·자료(2025~2026). 인용문은 영어 원문 기준이며 한국어는 의미 번역입니다. 수치는 조사 기관·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특히 ‘일자리 1억 개’는 추정·논쟁 대상입니다. 본 글은 공개 발언·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특정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