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한다. 2026년 7월 현재,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은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소비자 요금(소매)은 물론 발전사 도매가격의 지역별 차등도 본격 도입 전이다. 한때 “2025년 도매, 2026년 소매”라던 정부 로드맵은 한 해 이상 밀렸고, 지금의 공식 표현은 “준비 중”이다. 다만 멈춘 것은 아니다. 6월 3일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인 6월 4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발전소 입지, 송전 비용, 국가균형발전 3가지 요소를 고려한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준비 중”이라며 부처 간 협의와 국민공청회 등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하겠다고 밝혔다(파이낸셜뉴스, 2026.6.4). 요컨대 “2026년 하반기 도입”은 “하반기 중 구체 방안 확정·발표”로 바뀌었고, 실제 요금 고지서에 반영되는 시점은 그 이후라는 것이 현재 상태다. 이 글은 그 3년의 경과를 추적하고, 하반기에 무엇이 결정되는지를 정리한다.

LMP(지역별 한계가격)가 무엇인지, 왜 전기에 ‘입지 가격’이 붙는지 같은 개념 설명은 이 블로그의 입문 글에서 이미 다뤘다. 개념이 처음이라면 LMP 기본 개념은 이 글 참고. 여기서는 딱 두 문장만 요약한다. LMP는 같은 시각이라도 전기를 생산·소비하는 위치에 따라 도매 전력가격을 다르게 매기는 제도이고,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은 그 논리를 소비자 요금까지 확장하는 정책이다. 이번 글의 관심사는 “그 제도가 지금 어디까지 왔나”다.

Silhouetted electric towers set against a deep orange sunset sky, capturing serene industrial beauty. Photo by Abdelrahman Ahmed on Pexels

왜 지역별 차등인가 — 자립도 3.1%와 215.6%의 나라

배경은 숫자 하나로 요약된다. 광역지자체별 전력자립도(그 지역에서 쓰는 전기를 그 지역에서 만드는 비율)가 **경북 215.6%, 충남 213.6%, 강원 212.8%인 반면 서울은 10.4%, 대전은 3.1%**다(뉴시스, 2026.6.28). 충남은 연간 10만5,984GWh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발전 지역이고, 경기는 14만312GWh를 쓰는 최대 소비 지역이다. 전기는 지방에서 만들어 수도권으로 실어 나르는데, 요금은 전국이 같다. 송전망 건설 부담과 발전소 입지의 사회적 비용은 지방이 지고, 편익은 수도권이 누리는 구조가 수십 년 이어졌다.

전력자립도 격차 — 만드는 곳과 쓰는 곳이 다르다 (높을수록 전력 생산 초과) 단위: %, 지역 생산 전력 ÷ 지역 소비 전력 0% 100% 200% 경북 215.6 충남 213.6 강원 212.8 전남 197.9 인천 186.3 대구 13.1 충북 10.8 서울 10.4 광주 9.3 대전 3.1
광역지자체별 전력자립도. 상위 5곳(잉크·그레이)은 쓰는 전기의 2배 안팎을 생산하고, 하위 5곳(레드)은 10% 안팎에 그친다. 출처: 한전 통계를 인용한 뉴시스(2026.6.28)

여기에 데이터센터가 기름을 부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2023년 기준)로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 732건 중 601건, 82%가 수도권에 몰렸고 신규 전력수요는 약 49GW에 달한다. 반대편에서는 호남의 태양광이 송전망 부족으로 강제 출력제어(발전 차단)를 당하는 일이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전기가 남는 곳에서는 만든 전기를 버리고, 모자라는 곳으로는 수백 km 송전망을 새로 깔아야 하는 이중 낭비다. 가격이 전국 단일이니 이 왜곡을 교정할 신호가 없다는 것이 차등제의 출발점이다.

덧붙이면, 이 ‘전국 단일요금’은 자연스러운 기본값이 아니라 역사적 선택이었다. 광복 후 조선전업·경성전기·남선전기 3사로 나뉘어 있던 전기사업은 1961년 7월 1일 정부 주도로 한국전력주식회사 한 회사로 통합됐고(한국전력 웹진), 이후 전국이 하나의 공급자와 하나의 요금표 아래 놓였다. 개발연대의 정부는 전기를 산업화의 기초 인프라로 삼아, 어느 지역의 공장과 가정이든 같은 값에 전기를 쓰게 하는 균등 공급을 원칙으로 굳혔다. 반세기 넘게 이어진 단일요금은 그 시대의 합리성이었고,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그 합리성의 유효기간이 다했다는 점이다.

법적 근거는 이미 3년 전에 마련됐다. 2023년 6월 제정, 2024년 6월 14일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45조다.

근거 조문 (신설)

제45조(지역별 전기요금) 전기판매사업자는 국가균형발전 등을 위하여 「전기사업법」 제16조제1항에 따른 기본공급약관을 작성할 때에 송전·배전 비용 등을 고려하여 전기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다.

출처: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법률 제19437호, 2023. 6. 13. 제정, 시행 2024. 6. 14.), 국가법령정보센터

주목할 점은 문구다. “달리 정하여야 한다”가 아니라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이다. 즉 법은 문을 열어놨을 뿐, 언제 어떻게 차등할지는 전적으로 정부와 한전의 설계에 달려 있다. 지난 3년의 지연은 바로 이 설계 단계에서 벌어진 일이다.

헷갈리기 쉬운 두 갈래 — 도매 LMP와 소매요금 차등은 별개 트랙이다

경과를 추적하기 전에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지역별 전기요금”이라는 말 아래 사실은 성격이 다른 두 개의 트랙이 굴러가고 있다.

  • 트랙 1 — 도매가격 지역화(LMP): 발전사가 전력거래소 시장에서 받는 도매가격을 권역별로 다르게 산정하는 것.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정 사항으로, 소관은 전력거래소(KPX)와 정부다. 발전사업자의 수익 구조를 바꾸지만 소비자 고지서와는 직접 관계가 없다.
  • 트랙 2 — 소매요금 차등: 한전이 소비자에게 파는 요금을 지역별로 다르게 매기는 것. 분산에너지법 제45조와 한전 기본공급약관 개정 사항이다. 우리가 체감하는 “우리 동네 전기요금”은 이쪽이다.

당초 정부 설계는 “트랙 1 먼저, 트랙 2 나중”이었다. 2024년 5월 제31차 에너지위원회에서 산업부는 2025년 상반기 도매요금 차등 → 2026년 소매요금 차등이라는 단계 도입안을 공식화했다(서울경제, 2024.5.23). 도매 차등으로 지역별 원가를 먼저 산출하고, 그 데이터를 근거로 소매요금을 손보겠다는 순서였다. “2026년 하반기 지역별 전기요금 도입”이라는 세간의 인식은 이 발표에서 나왔다.

그런데 이 순서가 흔들렸다. 도매만 먼저 차등하면 비수도권 발전사업자의 정산 수익이 먼저 깎이는데 소비자 편익은 나중에 온다며 발전업계가 반발했고, 정부는 도매·소매를 함께 가져가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단비뉴스, 2026.3.5). 동시 도입은 설계가 훨씬 무거워진다. 지연의 첫 번째 구조적 원인이다.

참고로 도매가격의 지역화는 한국이 처음 가는 길이 아니다. 미국 동부의 PJM이 1998년 세계 최초로 LMP를 도매시장에 적용했고(PJM Inside Lines) — 하버드의 윌리엄 호건이 1992년 이론화한 개념이 6년 만에 제도가 된 것이다 — 텍사스 ERCOT는 4개 권역(zonal) 체제를 2010년 12월 약 4,000개 지점별(nodal) 가격 체제로 전환했다. 호주 NEM은 1998년 12월 출범 때부터 주(州) 단위 5개 권역별 가격을(AEMO), 노르웨이·스웨덴이 1996년 세운 노르드풀(Nord Pool)은 입찰권역(bidding zone)별 가격을 운영해 왔다(노르웨이 에너지부 자료). 공통점은 둘이다. 어느 나라든 지역화는 도매시장에서 먼저 시작됐고, 전환에는 예외 없이 긴 진통이 따랐다. ERCOT의 nodal 전환도 당초 2006년 목표가 2010년으로 4년 밀렸다(ZEMA). “도매 먼저, 그리고 지연”은 한국만의 경로가 아닌 셈이다.

경과 타임라인 — 약속, 연기, 재시동의 3년

타임라인에 앞서 짚을 것이 있다. 이 논의의 뿌리는 2023년이 아니라 2001년이다. 정부는 1999년 확정한 전력산업 구조개편 기본계획에 따라 2001년 4월 한전 발전부문을 6개 발전자회사로 분할하고 전력거래소를 열어 발전경쟁을 도입했다. 그러나 다음 단계였던 배전분할과 소매경쟁은 2004년 정부 방침으로 중단됐고(국가기록원), 도매시장은 육지 전역을 하나의 계통한계가격(SMP)으로 정산하는 미완의 구조로 20년 넘게 굳었다. 지금의 LMP 논의는 완전히 새로운 발명이 아니라, 그때 멈춘 구조개편이 남긴 ‘가격 기능의 공백’을 재생에너지·데이터센터 시대의 조건에서 다시 여는 작업이다.

2023년 법 제정부터 이번 달까지의 경과를 한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시점무슨 일이 있었나상태
2023.6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제45조 지역별 전기요금 근거)법적 토대
2024.2제주 전력시장 시범사업 모의운영 개시(실시간·예비력·재생에너지 입찰)시범
2024.5제31차 에너지위 “2025년 상반기 도매 차등 → 2026년 소매 차등” 로드맵 발표계획 공식화
2024.6분산에너지법 시행 · 제주 시범사업 실제 정산 개시시행+시범
2024.12제주 시범사업 반년 성과 공개(재생에너지 395.6MW 참여 등)성과 확인
2025도매요금 차등 상반기 시행 목표 미이행 · 정부조직 개편으로 에너지 정책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지연
2025.10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연구용역 추진, 2026년 이후 검토”로 표현 후퇴사실상 연기
2026.3기후부 “상반기 기본방향, 하반기~연말 구체방안” 입장재정렬
2026.4.6’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 국무회의 보고 — 지역별 차등 요금제 명시재시동
2026.6.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정치 변수 소화
2026.6.4김성환 장관 “3요소 반영 지역별 요금제 준비 중, 공청회 거쳐 확정”준비 중
2026.7 현재소매 차등·도매 LMP 모두 미시행, 하반기 구체안 발표 대기★ 현 위치

출처: 서울경제(2024.5.23), 강원일보(2025.10.16), 단비뉴스(2026.3.5), 법률신문(2026.4), 파이낸셜뉴스(2026.6.4) 종합

표에서 눈에 띄는 변곡점은 둘이다. 첫째, 2025년의 공백. 도매 차등을 시행했어야 할 해에 아무것도 시행되지 않았다. 요금 산정 룰이 확정되지 않았고, 정부조직 개편으로 에너지 정책의 소관 부처 자체가 산업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옮겨가면서 정책 라인이 재편됐다. 둘째, 2025년 10월 국정감사. 정부는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시행’·‘도입’이라는 표현을 피하고 “연구용역을 추진해 2026년 이후 검토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강원일보, 2025.10.16). 시행 시점의 약속이 공식 문서에서 사라진 순간이다.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요금 인상이라는 민감한 카드를 꺼내기 어려웠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제주 시범사업이 보여준 것 — 기술적 준비는 끝나간다

정책 트랙이 미끄러지는 동안, 시장 인프라 트랙은 꾸준히 전진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제주에서 2024년 2월 모의운영을 시작해 6월부터 실제 정산에 들어간 전력시장 시범사업이다. 15분 단위 실시간시장, 예비력시장, 재생에너지 입찰제의 ‘3종 패키지’로, 지역별 가격제가 굴러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기반 설비다.

Wind turbine, Jeju Island, South Korea 이미지: gary4now · Wikimedia Commons · CC BY 3.0

성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시행 반년 시점 집계로 제주 태양광·풍력의 45.2%에 해당하는 395.6MW의 재생에너지가 시장에 참여했고, 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재생에너지의 출력제어 횟수는 전년 동기의 28% 수준(3회)으로 급감했다(전기신문, 2024.12.31). 이후 전력거래소 집계를 인용한 기고에 따르면 실시간시장 도입으로 하루전 SMP는 미도입 가정 대비 6.86%, 실시간 SMP는 8.09% 낮아졌고 강제 출력제어는 97.7% 줄었다는 평가도 나왔다(에너지경제 EE칼럼, 2025.9). “가격 신호가 작동하면 강제 차단 없이도 수급이 조정된다”는 차등제의 핵심 가설이 국내 실증에서 확인된 셈이다.

이 결과를 딛고 실시간시장·예비력시장의 육지 확대가 준비되고 있고, 2026년 봄철부터는 육지에서도 태양광·풍력에 급전지시를 내리고 응한 만큼 정산금을 주는 ‘재생에너지 준중앙급전 제도’가 시행에 들어갔다. 기술적·시장적 인프라는 착실히 깔리고 있는데, 요금이라는 정치적 결정만 남았다 — 이것이 2026년 중반의 구도다.

2026년 7월 현재 — ‘하반기 시행’이 아니라 ‘하반기 방안 확정’

그래서 지금 어디까지 왔나.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시행된 것은 아직 없다. 소매요금 차등도, 도매 LMP의 권역별 정산도 2026년 7월 현재 시행 전이다. 참고로 올해 4월 16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에 적용된 계절·시간대별 요금 개편(낮 시간대 인하, 저녁 피크 인상)은 ‘시간’ 축의 차등이지 ‘지역’ 축의 차등이 아니다. 혼동하기 쉽지만 별개 제도다.

둘째, 정부는 선거 이후 공식적으로 재시동을 걸었다. 4월 6일 국무회의에 보고된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은 송전비용·자립도·균형발전을 반영한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전력시장 개편의 핵심 과제로 명시했고(법률신문), 지방선거 다음 날 장관이 직접 “준비 중”을 확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추진 골격은 △기준: 전력자급률·송배전 비용·지역 낙후도 종합 반영 △적용 단위: 수도권/비수도권 이분법이 아닌 광역지자체 기준 △대상: 우선 산업용 전기 한정 △격차 수준: kWh당 10~20원 안팎이다(에너지경제, 2026.4.27). 가정용부터 건드리지 않고 산업용부터, 그것도 완만한 격차로 시작하겠다는 신호다.

셋째, 남은 절차가 명시됐다. 부처 간 협의 → 국민공청회 → 방안 확정이다. 앞서 기후부 실무선이 “구체적인 도입 방안은 올 하반기, 늦어도 연말까지는 공개하겠다”고 밝힌 점(단비뉴스)까지 감안하면, **2026년 하반기는 ‘요금이 달라지는 시기’가 아니라 ‘어떻게 달라질지가 확정되는 시기’**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실제 고지서 반영은 이르면 2027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다만 이는 현재까지의 발표·보도에 근거한 관측이며, 공청회 이후 정부가 시행 시점을 얼마나 당길지는 열려 있다.

남은 걸림돌 — 권역 획정, 한전 재무, 그리고 정치

방안 발표가 곧 순항을 뜻하지는 않는다. 세 가지 갈등 축이 남아 있다.

권역 획정 논쟁. 당초 유력했던 수도권/비수도권/제주 3권역안은 곧바로 반례에 부딪혔다. 인천이다. 인천의 전력자립도는 186.3%로 전국 상위권인데, ‘수도권’으로 묶이면 발전소를 잔뜩 안고도 비싼 요금을 무는 역차별이 생긴다. 인천시는 독자 권역을 요구해 왔고, 정부가 광역지자체 단위로 선회한 데는 이 논쟁이 깔려 있다. 그런데 17개 시도별로 쪼개면 이번엔 자급률 10.8%의 충북, 9.3%의 광주 같은 비수도권 저자급률 지역의 요금 인상이라는 새 문제가 열린다. 어디에 선을 긋든 경계 지역의 불만은 남는다.

한전의 재무와 형평의 딜레마. 차등제는 제로섬에 가깝다. 한전 판매수입 총액을 유지하려면 어느 지역의 인하는 다른 지역의 인상으로 메워야 한다. 누적적자를 안고 있는 한전으로서는 총수입을 깎는 설계를 받기 어렵고, 그렇다고 수도권 인상 폭을 키우면 수도권 산업계와 정치권의 저항이 커진다. kWh당 10~20원이라는 완만한 격차 설계는 이 딜레마의 타협점이지만, 반대로 “그 정도 차이로 데이터센터가 지방에 가겠느냐”는 실효성 회의도 함께 부른다.

정치 일정이라는 상수. 이번 제도가 지방선거 뒤로 밀린 데서 보듯, 지역별 요금은 태생적으로 정치적이다. 비수도권 지자체는 요금 인하와 기업 유치를 기대하며 조기 시행을 압박하고(강원도는 “산업용·광역 단위 우선 도입”을 공식 건의했다), 수도권 지자체와 산업계는 속도 조절을 요구한다. 다음 전국 단위 선거가 다가올 때마다 같은 힘이 다시 작동할 것이다.

누구에게 어떤 임팩트인가

하반기 확정안이 나오면 영향은 다섯 갈래로 퍼진다.

신규 데이터센터, 10건 중 8건이 수도권행 — 차등요금이 겨냥하는 지점 ~2029년 신규 수요 732건의 입지 신청 분포 · 신규 전력수요 약 49GW (산업통상자원부, 2023년 집계) 수도권 601건 (82%) 비수도권 131건 (18%) 0건 732건 차등요금·인센티브의 1차 과녁은 이 수도권 쏠림의 분산이다.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 732건 중 601건(82%)이 수도권에 신청됐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집계(2023)를 인용한 언론 보도 종합
  • 데이터센터·전력다소비 기업: 가장 직접적인 과녁이다. 정부는 이미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에 시설부담금 할인·예비전력 요금 일부 면제 같은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데, 지역별 요금 차등이 더해지면 입지 계산식 자체가 바뀐다. 다만 kWh당 10~20원 수준의 격차가 통신 지연·인력·부지 같은 다른 입지 요인을 이길지는 미지수다. 격차가 이보다 커져야 움직인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반응이다. 다만 해외 실증은 가격 신호의 힘을 보여준다. 지역별 가격제를 운영하는 텍사스에서는 풍력·태양광이 몰린 서부의 싼 지역 전기가격이 비트코인 채굴장 같은 전력다소비 시설을 실제로 끌어들였고(텍사스주 감사관실), nodal 전환 후 도매가격이 권역제 대비 약 2% 낮아졌다는 분석도 있다(Zarnikau et al., 2014). 가격 지역화가 실제로 입지를 움직인 선례다.
  • 수도권 제조업: 산업용 우선 적용이라면 부담은 수도권 공장이 먼저 진다. 반도체 등 전력다소비 산업의 원가 인상 요인이라 “국가 전략산업 역차별” 논란이 하반기 공청회의 최대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 비수도권 주민·소상공인: 산업용 한정 출발이라면 가정용·일반용 요금의 체감 변화는 당장은 제한적이다. 발전소 소재 지역의 “우리 요금부터 내려달라”는 기대와 실제 설계 사이의 간극이 갈등 요인으로 남는다.
  • 발전사업자: 도매 LMP가 도입되면 입지가 곧 수익이 된다. 수도권 발전기는 상대적 고가 정산, 발전 과잉 지역은 저가 정산을 받게 되는 구조여서, 비수도권 발전사업자의 반발과 보완 장치(정산 보전 등) 설계가 관건이다. 제주 시범사업에서 시장 참여 자원이 미참여 대비 kWh당 3.19원 높은 정산을 받은 사례는, 새 시장이 ‘참여하는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한전: 지역별 원가가 투명해지면 요금 체계 전반의 원가주의 압력이 커진다. 단기 손익보다 “정치적 단일요금의 시대가 끝난다”는 구조 변화가 본질이다.

Stunning sunset over a cityscape with transmission towers silhouetted in the foreground. Photo by chengyong zou on Pexels

마치며 — 지연은 후퇴가 아니다, 다만 시계는 다시 맞춰야 한다

3년의 경과가 말해주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 방향은 흔들린 적이 없다. 법(2023) → 시범사업(2024) → 국정과제 재확인(2026)으로 이어지는 동안 “지역별 차등”이라는 목표 자체가 철회된 적은 한 번도 없고, 제주 실증은 제도의 작동 가능성까지 확인해 줬다. 둘, 그러나 시간표는 두 번 밀렸고, 밀린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 정치와 설계였다. 2024년의 “2026년 소매 차등”은 2026년의 “하반기 방안 확정”이 됐다.

그래서 이 제도를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시계를 다시 맞춰야 한다. 확인할 이정표는 세 개다. ① 하반기 국민공청회에서 공개될 권역 획정과 격차 폭(kWh당 10~20원설의 검증), ②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정 — 도매 LMP 트랙이 소매와 함께 묶이는지, ③ 확정안에 박히는 시행 연도. 이 세 가지가 나오는 순간, “어디서 전기를 쓰느냐”가 비용이 되는 시대의 개막일이 비로소 정해진다. 방향이 정해진 정책의 남은 변수는 속도뿐이고, 그 속도가 결정되는 계절이 바로 지금부터의 6개월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은 2026년 하반기에 시행되나? 현재까지의 발표 기준으로는 아니다. 2026년 7월 현재 도매·소매 모두 미시행이며, 정부는 부처 협의와 국민공청회를 거쳐 하반기 중 구체 방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요금 반영은 방안 확정 이후로, 이르면 2027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Q2. 왜 원래 일정(2025 도매, 2026 소매)보다 늦어졌나? 요금 산정 룰 미확정, 도매 단독 선행에 대한 발전업계 반발로 인한 도소매 동시 추진 선회, 에너지 정책의 기후에너지환경부 이관, 그리고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이 겹쳤기 때문이다.

Q3. 도매 LMP와 소매요금 차등은 같은 제도인가? 아니다. 도매 LMP는 발전사가 시장에서 받는 도매가격을 지역별로 산정하는 전력시장 제도이고, 소매요금 차등은 한전이 소비자에게 파는 요금을 지역별로 달리하는 약관·요금 제도다. 법적 근거와 소관 절차가 다른 별개 트랙이며, 정부는 현재 두 트랙을 함께 설계하는 방향이다.

Q4. 우리 집 전기요금도 지역에 따라 달라지나? 당장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보도된 추진 골격은 우선 산업용 전기에 한정해 광역지자체 단위로 차등하는 방안이다. 가정용 확대 여부와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Q5. 요금 격차는 어느 정도가 될까? 보도에 따르면 kWh당 10~20원 수준이 거론된다. 다만 이는 확정치가 아니라 내부 검토 단계의 수치로, 하반기 공청회와 최종안에서 달라질 수 있다.


※ 이 글은 2026년 7월 초 기준 공개 자료·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정리다. 인용한 수치와 일정은 정부 확정안이 아닌 발표·보도 단계의 내용으로, 향후 정책 확정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