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조정계수가 무엇이고 어떻게 계산되는지는 ③ 정산조정계수와 정산서 읽기에서 다뤘다. 이번 4편은 그 다음 질문, **“그래서 이 계수가 앞으로 어디로 가나”**를 다룬다. 정산조정계수는 발전사 손익과 한전 재무, 전기요금이 만나는 가장 예민한 지점이라 매년 협상거리가 되고, 전력시장 개편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기도 하다. 실무자라면 계산법만큼이나 이 ‘동향’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a building with a sign that reads control room Photo by Tom Delanoue on Unsplash

시리즈 내비게이션에너지정산금과 SMP → ② 용량요금(CP) → ③ 정산조정계수와 정산서 → ④ 정산조정계수, 어디로 가나 (이 글)

왜 정산조정계수는 매년 논란인가 — 시장가격 vs 규제가격

정산조정계수는 두 방향에서 동시에 비판받는다. 한쪽은 가격 신호 왜곡을 문제 삼는다. 모처럼 SMP라는 시장가격이 작동하는데, 규제가 사후에 이익을 다시 눌러버리면 발전사가 효율을 높여 비용을 줄여도 그 과실이 계수로 회수된다. 비용 절감·투자 유인이 약해진다는 지적이다.

다른 쪽은 형평성을 든다. 정산조정계수는 주로 한전 발전자회사(발전6사)에 적용되는 반면, 같은 기저발전이라도 민간 사업자(IPP)에는 적용 방식이 달라 공기업과 민자 사이의 형평이 어긋난다는 비판이 꾸준했다. 게다가 한전의 재무 상황(대규모 적자·흑자 전환)에 따라 계수가 사실상 한전 손실을 메우는 완충장치처럼 쓰인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가격을 정하는 규칙과 규제가격을 정하는 정치적 판단이 한 숫자 안에서 충돌하는 셈이다.

실무 팁 — 계수가 왜 매년 협상거리인가 정산조정계수는 곧 ‘한전과 발전사 사이의 이익 배분율’이다. 계수가 오르면 발전사 이익이, 내리면 한전 이익이 커진다(공식과 방향성은 ③편 참고). 그래서 한전 적자가 심한 해에는 계수를 낮추려는 압력이, 발전사 실적이 눌린 해에는 올리려는 압력이 생긴다. 발전사 실적을 SMP 추이만으로 예단하면 안 되는 이유다.

전력시장 개편이 던지는 변수 — 제주 실시간시장 시범사업

정산조정계수의 미래는 결국 전력시장 개편의 큰 그림 안에서 정해진다. 전력거래소(KPX)는 새 시장 구조를 검증하기 위해 제주에서 실시간시장·예비력시장·재생에너지 입찰시장 3종 패키지의 제도개선 시범사업을 운영해 왔다. 사전 예측 기반의 하루전시장 중심에서, 실시간 수급을 반영해 가격이 정해지고 예비력에도 정당한 보상이 붙는 구조로 옮겨가는 실험이며, 전국 확대를 염두에 둔 선행 단계로 추진되고 있다.

시장이 이렇게 다원화되면 ‘단일 SMP를 정산조정계수로 사후 보정’하는 현재 방식의 역할도 재설계가 불가피하다. 가격 결정이 정교해질수록, 굵직한 규제계수 하나로 손익을 일괄 조정하던 관행은 설 자리가 좁아진다. 학계에서는 정산조정계수 체계를 단순화하고, 원전·양수처럼 성격이 뚜렷한 자원은 별도 계약(예: 차액계약 등) 방식으로 떼어내 적용 대상을 정리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Three artworks displayed on a wall Photo by Bernd 📷 Dittrich on Unsplash

재생에너지·ESS 시대에 ‘사후 보정’은 한계

정산조정계수는 연료비(변동비)가 손익의 중심이던 시대의 장치다. 원전·석탄이 LNG가 정한 SMP를 받아 생기는 초과이윤을 깎아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ESS처럼 연료비가 사실상 0이고 투자비가 손익을 좌우하는 자원이 빠르게 늘면, 변동비를 기준으로 짠 보정 논리는 점점 맞지 않는다. 에너지경제연구원(KEEI)·KDI 등이 현행 규제가격 체계의 재설계 필요성을 반복해 지적해 온 배경이다.

다만 어떤 개편안이든 ▲한전 재무 ▲전기요금 ▲공기업·민자 형평이라는 세 변수가 얽혀 있어, 방향과 속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산조정계수가 언제 폐지된다”는 식의 확정 일정으로 읽기보다, 시범사업 결과와 후속 고시(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를 추적해야 할 사안으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실무자가 추적해야 할 포인트

복잡한 제도 논의를 매번 따라가기 어렵다면, 다음 신호만 챙겨도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

추적 항목어디서 보나왜 중요한가
정산조정계수 연간 결정전력거래소·전기위원회 고시발전사 손익 배분율이 바뀐다
제주 시범사업 결과·확대 일정KPX 보도자료·운영규칙실시간시장 전환 = 보정방식 재설계 신호
한전 분기 재무한전 공시적자/흑자에 따라 계수 압력 방향이 갈린다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marketrule.kpx.or.kr계산·적용의 실제 규칙 변경

정리하면, 정산조정계수는 ‘시장가격과 규제가격이 한 숫자에서 충돌하는 지점’이고, 전력시장이 진짜 시장에 가까워질수록 그 역할이 흡수·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계산법(③편)을 익혔다면, 다음은 이 동향을 읽는 눈이다. 그것이 발전사 실적과 전기요금 뉴스를 입체적으로 보는 마지막 퍼즐이다.

이로써 ‘① 에너지정산금·SMP → ② 용량요금(CP) → ③ 정산조정계수·정산서 → ④ 개편 전망’으로 이어진 발전사 정산 실무 매뉴얼을 마친다.


출처

  • 전력거래소(KPX) 전력시장운영규칙·보도자료, new.kpx.or.kr
  • 전기신문, ‘전력시장 제도개선 제주 시범사업’ 관련 보도 (electimes.com)
  • 에너지경제연구원(KEEI), ‘전력시장 여건 변화와 용량요금(CP)의 적정성 연구’ (keei.re.kr)
  •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전력시장 제도 및 전력가격 체계의 쟁점과 과제’ (eiec.kdi.re.kr)

※ 이 글은 전력시장 제도에 대한 정보 제공용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정산조정계수의 구체적 산정값·적용 대상·개편 일정은 시기와 규제 결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확한 내용은 전력거래소·전기위원회 등 1차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